스텔스 주소란? Monero로 풀어보는 암호화폐 프라이버시
스텔스 주소란 무엇인가? Monero로 풀어보는 암호화폐 프라이버시
비트코인 주소 하나를 블록 익스플로러에 붙여넣자마자 자신의 모든 결제 기록이 공개 대시보드 위에서 환하게 드러나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다면, 스텔스 주소가 해결하려는 문제를 이미 절반쯤 이해한 셈이다. 2025년 말 기준으로 온체인 분석 업체들은 12억 개가 넘는 클러스터링된 지갑을 공개적으로 추적했고, 국내외 거래소는 "두 홉" 이내에서 블랙리스트 주소와 연결된 입금을 일상적으로 동결한다. 한국에서도 2024년 트래블룰 본격 시행 이후 거래소 간 입출금 모니터링이 한층 촘촘해지면서, "결제 한 건 = 영구 기록"이라는 공개 체인의 본질이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해졌다. 스텔스 주소는 바로 이 사슬을 끊는다. 수신자에게는 공개 신원이 단 하나뿐인 것처럼 보이지만, 들어오는 결제는 매번 새로운, 서로 연결되지 않는 도착지로 분산된다. 이 글에서는 그 메커니즘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디서 빛을 발하고 어디서 무너지는지, 그리고 왜 Monero는 이를 모든 거래에서 선택이 아닌 의무로 만들었는지 차근차근 살펴본다. 주된 예시는 Monero로 잡았다. 스텔스 주소를 모든 거래에 강제로 적용하는 유일한 메이저 체인이기 때문이다. 다만 같은 원시 구성요소(primitive)는 이더리움 ERC-5564 드래프트, Zcash의 다이버시파이드 페이먼트 어드레스, Umbra 같은 프라이버시 애드온에도 그대로 등장한다. 글의 마지막에는 MoneroSwapper가 이 스텔스 주소 메커니즘을 활용해 KYC 없는 스왑을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연결 불가능하게 유지하는지 짚어 본다.
블록체인 주소는 왜 그토록 많은 정보를 흘리는가
퍼블릭 블록체인은 애초에 감사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모든 트랜잭션이 브로드캐스트되고, 모든 잔액이 계산 가능하며, 모든 주소는 누구나 — 고용주, 임대인, 체인 분석 업체, 적대적 국가 기관 — 시간을 거슬러 추적할 수 있는 영구 라벨로 남는다. 수신 주소 하나를 다섯 명에게 공유하면 그 다섯 명 모두 서로가 보낸 금액, 당신의 누적 잔액, 그 돈이 다음에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다. 이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버그가 아니다. 명시적인 설계 결과다.
지난 10여 년간 프라이버시 산업은 이 투명한 토대 위에 불투명성을 덧붙이려 애써 왔다. 믹서, CoinJoin 코디네이터, 레이어2 롤업, 영지식 "쉴디드 풀" 모두 송신자–수신자–금액의 결정적 연결고리를 끊으려는 시도였다. 스텔스 주소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사후에 연결을 흐리는 대신, 애초에 원장(ledger)에 기록되는 온체인 주소가 수신자가 광고한 주소와 처음부터 동일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 주소 클러스터링: 공통 입력 소유권(common-input ownership)과 거스름돈 주소(change address) 탐지 같은 휴리스틱은 트랜잭션이 컨펌된 지 몇 분 만에 수천 개의 UTXO를 단일 행동 프로파일로 묶어 버린다.
- 크로스체인 유출: 브릿지와 중앙화 스왑 서비스는 체인 A의 입금 주소와 체인 B의 출금 주소 쌍을 로그에 남긴다. 각 체인을 따로 들여다봐도 안전해 보이지만, 합쳐 놓으면 도시에(dossier) 급의 증거가 만들어진다.
- 재사용 주소의 가시성: 개인 홈페이지나 트위터 바이오, GitHub README에 올려놓은 후원 주소는 영구 허니팟이 된다. 그 주소로 들어온 모든 결제와 그 주소에서 나간 모든 지출이 영원히 그 신원에 귀속된다.
- 긴 기억력: 7년이 지나면 사라지는 신용카드 명세서와 달리, 블록체인은 영원히 기억한다. 2017년의 결제가 2026년에도 컨펌된 그날과 똑같이 또렷하게 읽힌다.
스텔스 주소가 레거시 체인의 이 모든 문제를 지워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가장 치명적인 문제 하나만은 무력화한다. 수신 주소 자체를 일회성이며 암호학적으로 연결 불가능한 산물로 만들어, 특정 트랜잭션 안에서만 존재하도록 바꿔 놓는다.
스텔스 주소는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가
핵심 아이디어는 2012년 Bytecoin 개발자들이 스케치하고, Nicolas van Saberhagen이 CryptoNote 백서에서 형식화했으며, 2014년부터 Monero가 다듬어 온 것이다. 현대 스텔스 주소는 타원 곡선 암호와 디피–헬먼(Diffie–Hellman) 키 교환을 영리하게 결합해, 송신자가 수신자만 — 다른 그 누구도 아닌 — 청구할 수 있는 일회용 공개키를 계산할 수 있게 한다.
당신이 직접 보지 못하는 세 개의 키
Monero 계정은 개인키가 하나가 아니라 세 가지를 가진다. 출금 트랜잭션에 서명하는 비공개 스펜드 키(private spend key), 들어오는 결제를 찾기 위해 체인을 스캔하는 비공개 뷰 키(private view key),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공개 스펜드 키와 공개 뷰 키를 묶은 공개 주소다. 누군가에게 주소를 건넨다는 것은 ed25519 곡선 위의 두 공개 점에 네트워크 바이트와 체크섬을 더한 뒤 base58로 인코딩한, "4" 또는 "8"로 시작하는 95자짜리 익숙한 문자열을 넘기는 것이다.
비공개 스펜드 키는 왕관의 보석이다. 모든 출금을 인가하는 권한이 여기에 들어 있다. 비공개 뷰 키는 의도적으로 더 약한 비밀이다. 들어오는 자금을 볼 수는 있지만 사용할 수는 없다. 이 분리 덕분에 회계사, 감사인, 또는 스마트폰의 워치온리(watch-only) 지갑에 뷰 키를 넘겨도 지출 권한이 노출되지 않는다. 이 비대칭성이야말로 스텔스 주소를 순수한 학문적 구성이 아니라 일상에서 쓸 만한 도구로 만들어 주는 핵심이다.
단일 결제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
앨리스가 밥에게 돈을 보내려 할 때, 그녀의 지갑은 밥의 공개 주소를 그냥 트랜잭션에 해시해서 넣지 않는다. 대신 트랜잭션 비공개 키라 부르는 새로운 난수를 생성하고, 이를 밥의 공개 뷰 키와 함께 사용해 타원 곡선 디피–헬먼으로 공유 비밀(shared secret)을 도출한다. 이 공유 비밀을 해시한 뒤 밥의 공개 스펜드 키에 더하면, 오로지 이 한 번의 트랜잭션에만 존재하는 완전히 새로운 공개키가 만들어진다. 앨리스는 그 일회용 공개키를 출력 도착지로 기록하고, 대응되는 트랜잭션 공개키를 트랜잭션의 extra 필드에 함께 브로드캐스트해 밥이 자기 쪽에서 비밀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한다.
네트워크의 나머지 참여자에게 그 출력은 밥과 아무런 명백한 연관이 없는 무작위 타원 곡선 점처럼 보인다. 앨리스가 같은 지갑에서 같은 날 저녁에 밥에게 백 번 송금한다 해도, 백 개의 출력은 서로 연결되지 않는 백 개의 서로 다른 온체인 주소에 도착한다. 블록체인의 기록에는 새로운 키들로 끝없이 흘러가는 결제 흐름만 남고, 외부 관찰자는 그것들을 한 묶음으로 묶을 방법이 없다.
수신자는 자기 돈을 어떻게 찾는가
처음 들으면 사람들이 흠칫 놀라는 부분이 여기다. 밥의 지갑은 자기에게 온 결제를 찾기 위해 체인 위의 모든 트랜잭션을 일일이 스캔해야 한다. 각 트랜잭션마다 브로드캐스트된 트랜잭션 공개키를 가져와 밥의 비공개 뷰 키와 곱하고, 결과를 해시한 뒤 도출된 점을 트랜잭션의 출력 도착지와 비교한다. 일치하는 것이 나오면 그 출력은 밥의 것이고, 지갑은 대응되는 일회용 비공개 키를 계산해 낸다. 이 마지막 도출에는 비공개 스펜드 키가 반드시 필요하므로, 그 누구도 아닌 밥만이 이 과정을 끝까지 마칠 수 있다.
스텔스 주소는 블록체인을 거대한 건초더미로 바꾸어 놓는다. 그 안의 모든 바늘은 오직 자석의 모양을 미리 알고 있는 단 한 사람에게만 보인다.
이 스캔 작업량이 연결 불가능성의 대가다. 그리고 뷰 키 서버, 라이트 월렛 데몬, 그리고 곧 도입될 FCMP++ 증명 시스템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은 모바일 기기와 임베디드 지갑이 하루에 약 720블록씩 자라는 체인을 통째로 내려받지 않고도 검사할 수 있게 해 준다.
스텔스 주소 vs. 다른 프라이버시 도구들
스텔스 주소는 더 큰 프라이버시 스택의 한 재료일 뿐이다. 수신자는 숨겨 주지만, 그 자체로는 송신자나 금액을 가리는 데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다. 실전 프라이버시 시스템은 스텔스 주소를 링 시그니처(송신자 은닉)와, 컨피덴셜 트랜잭션이나 Bulletproofs+(금액 은닉)와, 그리고 Dandelion++나 Tor 같은 네트워크 계층 보호(IP 은닉)와 함께 짝지어 사용한다. 주요 접근 방식을 비교해 보면 각각이 실제로 무엇을 해 주는지 한결 분명해진다.
| 프라이버시 방식 | 수신자 은닉? | 송신자 은닉? | 금액 은닉? | 기본 적용? |
|---|---|---|---|---|
| 비트코인 재사용 주소 | 아니오 | 아니오 | 아니오 | 해당 없음 |
| 비트코인 HD 지갑(BIP-32) | 부분적(결제별 주소) | 아니오 | 아니오 | 예, 최신 지갑에서 |
| CoinJoin(Wasabi, JoinMarket) | 아니오 | 익명성 집합 기반 | 아니오(균등 출력 설계) | 아니오, 라운드별 옵트인 |
| Zcash 쉴디드 어드레스 | 예(zk-SNARK) | 예 | 예 | 아니오, 옵트인 풀 |
| Monero 스텔스 주소 + RingCT | 예 | 예(링 시그니처) | 예(RingCT) | 예, 모든 거래 |
| 이더리움 ERC-5564 (드래프트) | 예 | 아니오 | 아니오 | 아니오, 옵트인 표준 |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과소평가하는 항목은 "기본 적용" 열이다. 옵션으로 켜는 프라이버시는 그 자체가 하나의 깃발이 된다. Zcash 트랜잭션이 투명 풀과 쉴디드 풀 사이를 오갈 때 그 이동은 공개적으로 보이고, 체인 분석 업체들은 바로 그 지점을 노린다. 모든 거래에 스텔스 주소, 링 시그니처, RingCT를 의무화한 Monero의 선택은, "프라이버시 옵션"이 도드라져 보일 만한 투명 베이스라인 자체를 없앤다. 이 균일성이 시스템에 대체가능성(fungibility)을 부여한다.
왜 HD 지갑은 스텔스 주소가 아닌가
비트코인의 계층적 결정성(BIP-32) 지갑이 결제마다 새 주소를 생성하니 이미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고 짐작하는 사람이 많다. 그렇지 않다. BIP-32 지갑에서는 모든 결제마다 송신자가 수신자에게 새 주소를 요청하거나, 수신자가 미리 새 주소를 공개해야 한다. 블로그에 정적 후원 주소 하나를 박아 둔다면 BIP-32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면 스텔스 주소는 수신자가 영구적인 단일 주소 하나만 공개해 두고도, 추가 통신 없이 무한히 많은 연결 불가능한 결제를 받을 수 있게 해 준다.
Monero와 MoneroSwapper로 보는 구체 시나리오
스텔스 주소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가장 빨리 체화하는 방법은 직접 써 보는 것이다. 현실적인 시나리오 하나를 들어 보자. 한국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독일 클라이언트에게서 작업비를 Monero로 받되, 자기 Monero 주소에 붙어 있는 전체 결제 이력은 노출하고 싶지 않다고 하자. 받은 Monero는 일회성 구매를 위해 MoneroSwapper로 다른 자산으로 바꾸려 하고, 그 스왑이 원래 결제와 최종 출금 주소를 잇는 빵부스러기 하나 남기지 않기를 원한다.
- 일러스트레이터는 Feather Wallet 또는 공식 GUI 안에서 새로운 Monero 주소를 만든다. Monero는 기본적으로 서브어드레스(subaddress)를 사용하므로 이 클라이언트 전용으로 하나를 생성한다. 서브어드레스 자체가 메인 주소의 결정적 오프셋이라, 새 비공개 키를 내보내지 않고도 수천 개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
- 그녀는 시그널(Signal)을 통해 독일 클라이언트에게 서브어드레스를 공유한다. 클라이언트는 자기 Monero 지갑을 열어 "보내기" 칸에 주소를 붙여넣고 결제를 확정한다. 그의 지갑은 서브어드레스로부터 일회용 공개키를 도출해 트랜잭션에 기록한다.
- 약 2분 뒤 트랜잭션이 Monero 블록체인에서 컨펌된다. 백그라운드에서 체인을 스캔하던 일러스트레이터의 지갑은 그 출력이 자신의 것임을 인식하고 잔액을 갱신한다. 외부 관찰자에게 그 출력 도착지는 그녀의 주소와 어떤 가시적 연결도 없는 새로운 타원 곡선 점일 뿐이다.
- 그녀는 MoneroSwapper를 열어 도착 자산(예: Litecoin)을 고르고, 하드웨어 지갑에서 새로 만든 Litecoin 주소를 붙여넣는다. 스왑 엔진이 환율을 견적하면, 그녀는 MoneroSwapper가 제공하는 일회용 주소로 Monero를 보내고, 몇 블록 뒤 Litecoin이 하드웨어 지갑에 도착한다.
- 모든 단계가 스텔스 주소를 사용했다 — 클라이언트의 결제, MoneroSwapper의 입금 주소, 새로 만든 Litecoin 수신 주소까지. 따라서 관련된 비공개 뷰 키에 접근하지 않는 한, 독일 클라이언트의 지갑과 한국 일러스트레이터의 하드웨어 지갑을 잇는 체인 분석 경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워크플로를 예외가 아니라 평범한 일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스텔스 주소다. 일러스트레이터는 믹서를 돌리지도, Tor를 수동 설정하지도, 타이밍 분석을 신경 쓰지도 않았다. 시스템의 기본 암호 동작이 별도의 노력 없이 프라이버시 보장을 그대로 가져다 주었다.
흔한 오해와 현실의 한계
스텔스 주소는 강력하지만 마법은 아니다. 중요한 일에 의지하기 전에 바로잡아야 할 끈질긴 오해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스텔스 주소만으로는 거래 금액을 숨길 수 없다. 컨피덴셜 트랜잭션이 없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체인에서는 출력에 금액이 그대로 보이기 때문에, 스텔스 주소를 써도 얼마를 받았는지는 여전히 새어 나간다. Monero는 스텔스 주소를 RingCT와 짝지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RingCT는 페더슨 커밋먼트(Pedersen commitment)로 금액을 암호화하고, Bulletproofs+ 레인지 증명으로 "무에서 돈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둘째, 스텔스 주소는 송신자를 숨기지 않는다. 대부분 설계에서 트랜잭션에 서명한 원본 공개키는 여전히 체인 위에 남는다. Monero는 링 시그니처(현재는 CLSAG, 곧 FCMP++로 교체 예정)로 송신자를 별도로 가린다. 진짜 지출자의 키 이미지를 체인의 기존 출력에서 끌어온 디코이들과 섞는 방식이다. 이 동반 메커니즘이 없다면 스텔스 주소는 방정식의 절반만 흐릿하게 만들 뿐이다.
셋째, 스텔스 주소는 오프체인 유출까지 막아 주지는 않는다. "방금 노트북 값 보냈어"라고 카카오톡으로 친구에게 말했는데 그 메시지가 영장으로 압수된다면, 온체인 한 홉의 암호학적 프라이버시는 의미가 없다. IP 수준 유출도 마찬가지다. 보호되지 않은 인터넷 연결로 트랜잭션을 브로드캐스트하는 지갑은 듣고 있는 어떤 노드에게든 발신 IP를 흘린다. 온체인 출력이 아무리 연결 불가능해도 그렇다. 이 틈을 막으려면 지갑을 Tor 위에서 돌리거나 Dandelion++와 함께 쓰는 것이 좋다.
넷째, 뷰 키 공개는 되돌릴 수 없다. 비공개 뷰 키를 거래소, 감사인, 또는 세무 당국에 한 번 넘기면, 그 시점 이후로 그들은 해당 주소로 들어온 과거와 미래의 모든 입금을 스캔할 수 있게 된다. 뷰 키는 계정 전체를 갈아엎지 않고는 회전(rotate)할 수 없는데, 이것이 Monero가 Jamtis 주소 포맷을 준비하는 이유 중 하나다. Jamtis는 뷰 권한을 더 세분화된 역할로 분할해, "앞으로 받게 될 모든 결제를 다 볼 수 있는 권한"을 주지 않고도 "이 결제 한 건만 확인할 권한"을 부여할 수 있게 한다.
스텔스 주소의 다음 단계: FCMP++, Jamtis, 그리고 모바일 동기화의 미래
스텔스 주소가 가진 가장 큰 실용적 부담은 앞서 짚었듯 수신자 쪽의 스캔 비용이다. Monero 커뮤니티는 2025년부터 이 비용을 한꺼번에 끌어내릴 두 가지 큰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는 합의 계층에서의 FCMP++(Full-Chain Membership Proofs)이고, 다른 하나는 주소 포맷 계층에서의 Jamtis다. 둘 다 한국 사용자가 모바일 지갑에서 Monero를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느냐 마느냐를 좌우할 변화다.
FCMP++는 현재의 링 시그니처(CLSAG)를 대체해 송신자 익명성 집합을 사실상 체인 전체로 확장한다. 동시에 출력 멤버십을 간결한 증명으로 입증할 수 있게 해, 라이트 지갑이 모든 출력을 일일이 시도해 보는 방식 대신 작은 증명만 검증하면 된다. 이는 안드로이드나 iOS의 Monerujo, Cake Wallet, Stack Wallet 같은 모바일 지갑이 처음 동기화에 몇 시간씩 매달려야 했던 문제를 분 단위로 단축시킬 잠재력을 가진다.
Jamtis는 주소 포맷 자체를 다시 설계한다. 핵심 변화는 뷰 권한의 세분화다. 기존 뷰 키는 "들어오는 모든 결제를 영구히 본다"는 단일 권한이지만, Jamtis는 이를 "이 결제 한 건만 영수증으로 본다", "거래소가 내 입금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회계사가 일정 기간의 입금만 본다" 같은 결로 잘게 쪼갠다. 거래소가 트래블룰 대응을 이유로 뷰 키 일부 권한을 요구해도, 사용자는 전체 입금 이력을 영구히 노출하지 않고도 최소한의 범위만 위임할 수 있게 된다.
이더리움 측에서는 ERC-5564와 ERC-6538이 조용히 진척되고 있다. 가스비가 여전히 걸림돌이지만, L2 롤업 위에서 스텔스 주소 기반 결제를 시범 운영하는 프로토타입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갑 단의 사용자 경험이 따라온다면, "이더리움 메인 주소 하나만 공개해 두면 들어오는 모든 결제가 자동으로 분기된다"는 그림이 향후 12~18개월 사이에 점차 현실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다.
자주 묻는 질문
스텔스 주소와 일회용 주소(one-time address)는 같은 말인가?
체인의 관점에서는 사실상 같다. 수신자는 장기 주소 하나를 공개하지만, 각 트랜잭션에 실제로 기록되는 암호학적 도착지는 매번 새로 도출된 일회용 공개키다. 통상 "스텔스 주소"라는 용어는 공유 가능한 장기 신원을 가리키고, "일회용 공개키"는 결제마다 체인에 실제로 등장하는 산물을 가리키는 데 쓴다.
비트코인에도 스텔스 주소가 있는가?
네이티브로는 없다. Peter Todd가 제안한 초기 "스텔스 주소" 드래프트와 BIP-47 "재사용 가능 결제 코드(reusable payment codes)" 제안이 있었지만, 둘 다 Bitcoin Core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사모우라이(Samourai), 스패로우(Sparrow) 같은 일부 지갑이 BIP-47 기반 PayNyms를 지원해 비슷한 수신자 프라이버시를 제공하지만, 초기 온체인 알림 트랜잭션이라는 비용이 따른다. 정식 내장 기능이 아니라 쓸 만한 우회책에 가깝다.
수사 기관이 스텔스 주소를 추적할 수 있는가?
주소 그 자체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스텔스 주소를 특정 신원으로 연결하려면 일반적으로 비공개 뷰 키(자발 제공, 서비스에 대한 영장 청구, 또는 압수된 기기에서 추출), 거래소 KYC 기록 같은 오프체인 상관관계, 혹은 보호되지 않은 지갑이 첫 트랜잭션을 로그가 남는 IP로 브로드캐스트하는 식의 네트워크 계층 누출 중 하나가 필요하다. 2026년 기준으로 암호학적 원시 구성요소 자체는 깨지지 않았다.
내 Monero 지갑은 왜 이렇게 동기화가 오래 걸리는가?
바로 스텔스 주소가 강제하는 스캔 작업 때문이다. 지갑은 모든 블록을 받아 와 모든 출력을 비공개 뷰 키로 검사한다. 새로 설치한 스마트폰에서 처음 동기화하면 몇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뷰 키 서버와 곧 도입될 FCMP++ 증명 시스템은 지갑이 스캔을 외부에 위탁하거나, 시행착오 매칭 대신 간결한 증명만 검증하도록 함으로써 이 시간을 극적으로 단축시킨다.
이더리움에서도 스텔스 주소를 쓸 수 있는가?
결국에는 가능하겠지만, 표준은 아직 드래프트 단계다. ERC-5564는 secp256k1 키를 사용하는 스텔스 주소 체계를 규정하고, ERC-6538은 일반 이더리움 주소를 스텔스 메타 어드레스에 매핑하는 공개 레지스트리를 추가해 송신자가 올바른 키를 조회할 수 있게 한다. 비탈릭 부테린은 2024년과 2025년의 여러 글에서 이 접근법을 옹호해 왔지만, 실제 채택은 지갑 지원과 추가 연산에 따른 가스비를 사용자가 감내할 의지에 달려 있다.
스텔스 주소는 합법인가?
2026년 현재 우리가 파악한 모든 관할권에서 합법이다. 프라이버시 보호 암호학적 원시 구성요소를 사용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인 곳은 없다. 규제 대상이 되는지는 그 아래에서 일어나는 활동의 성격에 달려 있다. 한국의 경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체계 아래에서 일부 거래소가 Monero 같은 프라이버시 코인의 상장을 폐지한 사례가 있지만, 이는 가상자산사업자(VASP)의 영업 판단이지 이용자가 해당 자산을 보유·사용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한 것은 아니다.
정리하며
스텔스 주소는 겉보기엔 단순하지만 깊은 아이디어다. 수신자의 영구 주소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대신, 수신자만이 인식하고 청구할 수 있는 새로운 일회용 공개키를 기록한다. 여기에 링 시그니처, 컨피덴셜 어마운트, 네트워크 계층 보호가 겹쳐지면 현대의 대체가능한 암호화폐의 등뼈가 완성된다. 비트코인 출력은 일상적으로 선택적 동결, 블랙리스트, 클러스터링의 대상이 되지만 Monero 출력은 그렇지 않다. 바로 이 차이의 근저에 스텔스 주소가 있다. 프리랜스 결제를 받는 일러스트레이터든, 제보를 받는 기자든, 공급가가 새어 나가지 않기를 바라는 소규모 사업자든, 그저 금융 프라이버시는 돈이라는 것의 평범한 속성이라 믿는 사람이든, 스텔스 주소는 나머지 프라이버시 스택을 신뢰할 만한 것으로 만들어 주는 원초적 구성요소다. MoneroSwapper는 이 원시 구성요소 위에 처음부터 끝까지 서비스를 쌓아 올린다. 우리가 생성하는 모든 입금 주소는 일회성 스텔스 출력이고, 모든 스왑은 입금과 출금 사이에 어떤 온체인 연결고리도 남기지 않으며, 서비스를 쓰는 데 어떤 계정도 필요하지 않다. 메커니즘이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고 싶다면, MoneroSwapper로 소액 테스트 스왑을 한 번 보내 보고 그 입금 주소가 체인 위 어디에서도 다시 등장하지 않는지 살펴보면 된다. 그것이 바로 스텔스 주소가 제 일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